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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는 공기를 빨아들이지 않는다: 숨이 들어오는 진짜 원리

숨은 너무 당연해서 잘 의식하지 않는다. 하지만 깊게 숨을 들이마실 때 가슴이 넓어지고, 배가 살짝 움직이고, 공기가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꽤 흥미롭다. 폐는 근육처럼 스스로 움직이는 기관이 아닌데, 공기는 어떻게 안으로 들어올까. 이 내용을 공부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숨을 들이마신다”는 표현이 실제 과정과 조금 다르다는 것이었다. 폐가 공기를 능동적으로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가슴 공간이 넓어지고 폐 안 압력이 낮아지면서 공기가 압력 차이를 따라 들어온다. 호흡은 공기를 힘으로 밀어 넣는 일이 아니라, 공기가 들어올 조건을 만드는 일에 가깝다.폐는 혼자서 부풀지 않는다 폐 자체는 스스로 커지는 근육이 아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은 횡격막과 갈비뼈 사이 근육..

가만히 서 있으면 왜 어지러울까: 혈액순환은 심장 혼자 하지 않는다

오래 서 있다 보면 다리가 무겁고, 머리가 멍해지고, 순간적으로 어지러워질 때가 있다. 단순히 체력이 부족해서만은 아니다. 이 현상 뒤에는 혈액순환의 아주 기본적인 원리가 숨어 있다. 처음에는 혈액순환을 심장이 피를 밀어내는 단순한 과정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공부할수록 중요한 질문은 “피가 어떻게 나가느냐”만이 아니라 “피가 어떻게 다시 돌아오느냐”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서 있을 때 어지러워지는 이유도 결국 이 질문과 연결된다. 답은 심장보다 오히려 다리 정맥과 종아리 근육에 가까이 있다.혈액순환은 닫힌 회로다 사람의 순환계는 닫힌 순환계다. 혈액은 혈관 안을 따라 이동하고, 심장은 그 혈액을 계속 밀어내는 펌프 역할을 한다. 또 사람은 이중 순환계를 가진다. 오른쪽 심장은 혈액을 폐로..

생각은 어떻게 움직임이 될까: 전기 신호가 근육을 수축시키는 순간

우리는 너무 쉽게 움직인다. 컵을 들고, 계단을 오르고, 손가락으로 글자를 입력한다. 너무 익숙해서 거의 의식하지 못하지만, “팔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실제 움직임이 되기까지 몸 안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번역 과정이 일어난다. 이 개념을 공부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움직임이 단순히 “힘을 주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뇌와 신경이 만든 전기 신호는 근육세포 안에서 칼슘 신호로 바뀌고, 그 신호는 다시 단백질의 물리적 움직임으로 이어진다. 생각은 곧바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신경과 근육을 거쳐 힘으로 번역된다.근육은 힘을 내기 전에 신호를 읽는다 근육은 뼈를 움직이는 조직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근육의 역할은 움직임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세를 유지하고, 체온을 만들고, 에너..

뼈는 죽은 돌이 아니다: 우리 몸은 매일 뼈를 부수고 다시 만든다

뼈를 떠올리면 흔히 단단하고 하얀 구조물을 생각한다. 몸을 지탱하고, 장기를 보호하고, 근육이 붙어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기둥 같은 조직. 하지만 뼈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바쁘다. 겉으로는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여도, 뼈 안에서는 오래된 부분을 걷어내고 새로운 조직을 다시 세우는 일이 계속 일어난다. 그래서 뼈는 죽은 돌이 아니다. 뼈는 몸을 지탱하는 구조물이면서, 칼슘과 인을 저장하는 창고이고, 혈액세포가 만들어지는 공간이며, 몸의 필요에 따라 스스로를 고쳐 쓰는 살아 있는 조직이다.뼈는 칼슘만으로 강해지지 않는다 뼈 건강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칼슘이다. 칼슘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뼈의 강도는 칼슘 하나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뼈의 기질은 크게 콜라겐과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

기억력 저하가 곧 치매는 아니다: ‘경도인지장애’를 읽는 5가지 기준

“요즘 자꾸 깜빡한다.” 이 말은 가볍게 들릴 수도 있고, 아주 무겁게 들릴 수도 있다. 이름이 바로 떠오르지 않거나,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버리는 일은 누구에게나 생긴다. 하지만 어떤 기억력 저하는 단순한 피로나 노화로 넘기기 어렵다. Medscape의 Fast Five Quiz: Memory Loss는 이 지점을 짧은 퀴즈 형식으로 짚는다. 제목은 “기억력 저하”지만, 실제 중심은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다. MCI는 치매는 아니지만, 정상 노화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상태다.깜빡임과 경도인지장애는 다르다 나이가 들면 기억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거나 익숙한 이름을 잠시 잊는 일은 드물지 않다. 하지만 MCI는 단순한 “깜빡임”..

뇌는 어떻게 신호를 보낼까? 전기와 화학으로 말하는 뉴런

우리는 생각하고, 움직이고, 통증을 느끼고, 누군가의 말을 이해한다. 너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들이지만, 그 밑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신호 전달이 계속되고 있다. 신경계는 단순히 몸 안에 깔린 전선이 아니다. 뉴런은 전기 신호로 정보를 이동시키고, 시냅스에서는 화학 신호로 다음 세포를 설득한다. 다시 말해 뇌는 전기와 화학이라는 두 언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몸과 대화한다.뉴런은 신경계의 기본 언어다 신경계의 기본 단위는 뉴런, 즉 신경세포다. 인간의 뇌에는 약 860억 개의 뉴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뉴런들이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각의 뉴런은 독립된 세포이지만, 시냅스를 통해 다른 뉴런과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는다. 뉴런은 크게 세포체, 가지돌기, 축삭으로 구성된..

오른쪽 뇌가 왼쪽 몸을 움직이는 이유: 신경계는 왜 교차할까?

오른손을 들어 올릴 때, 우리는 보통 오른쪽 뇌가 오른손을 조종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신경계는 그렇게 단순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다. 오른쪽 뇌는 주로 왼쪽 몸의 움직임과 감각에 관여하고, 왼쪽 뇌는 주로 오른쪽 몸과 연결된다. 처음 들으면 조금 이상하다. 왜 뇌와 몸은 같은 쪽끼리 곧장 연결되지 않고, 굳이 반대편으로 교차하는 구조를 가질까? 그리고 이 사실은 왜 의학적으로 중요할까? 신경계를 공부하다 보면 흥미로운 질문 하나를 만나게 된다. 왜 오른쪽 뇌는 왼쪽 몸과, 왼쪽 뇌는 오른쪽 몸과 더 깊게 연결되어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중추신경계와 감각·운동 경로의 교차를 바탕으로 이 질문을 풀어보려 한다.신경계는 몸의 통신망이다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나뉜다. 중추신경계는 뇌..

진드기에 물리면 항생제부터? 72시간 안에 따져야 할 진짜 기준

진드기에 물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대개 비슷하다.“병원에 가야 하나?”“항생제를 먹어야 하나?”“혹시 라임병은 아닐까?” Medscape Pediatrics에 실린 Kristina A. Bryant 박사의 글, 'When Does a Tick Bite Need Antibiotics?'는 이 질문에 꽤 실용적인 답을 준다. 결론부터 말하면, 진드기에 물렸다고 해서 항생제가 자동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항생제 사용 여부는 “진드기에 물렸는가”보다 “어떤 진드기였는가, 어디서 물렸는가, 얼마나 오래 붙어 있었는가, 증상이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진드기 물림, 왜 이렇게 예민하게 봐야 할까 CDC는 미국에서 매년 약 3100만 명이 진드기에 물리는 것으로 추정한다. 2026년 4..

우울증 보조치료제 순위, 진짜 봐야 할 것은 ‘효과’가 아니라 ‘균형’이다

항우울제를 복용해도 충분히 좋아지지 않는 우울증은 임상에서 드물지 않다. 주요우울장애 치료에서 첫 항우울제만으로 관해에 도달하지 못하는 환자는 적지 않으며, 이때 치료자는 여러 선택지를 고민하게 된다. 약을 바꿀 것인가, 기존 항우울제에 다른 약을 더할 것인가, 심리치료나 다른 치료 전략을 함께 고려할 것인가. Medscape Medical News가 2026년 5월 12일 보도한 기사 "Adjunctive Antipsychotics for Major Depressive Disorder Ranked”는 이 지점을 다룬다. 기사에서 소개한 JAMA Psychiatry 연구는 항우울제만으로 충분히 반응하지 않은 성인 주요우울장애 환자에서, 항우울제에 추가로 사용하는 FDA 승인 비정형 항정신병약 5가지를 비..

치매는 어느 날 오지 않는다: 50대부터 챙기는 뇌 건강의 진짜 이유

치매는 흔히 70대 이후의 문제로 생각된다. 그러나 뇌 건강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기억력 저하가 눈에 띄기 전부터 혈관, 대사, 염증, 수면, 영양 상태가 오랜 시간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YouTube 채널 장원장의 원케어클리닉의 영상 “치매는 70대 병이 아닙니다 | 50대부터 시작되는 진짜 원인 5가지”는 바로 이 지점을 짚는다. 이 영상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치매를 단순히 노화의 결과로만 볼 것이 아니라, 50대부터 몸 전체의 건강을 살피며 뇌의 회복력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은 해당 영상의 메시지를 바탕으로, 치매 예방을 조금 더 넓은 의학적 맥락에서 풀어본 리뷰다.치매는 ‘나이’보다 ‘누적’의 문제에 가깝다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은 증상이 나타나..